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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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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파란불이 켜집니다

출간일
2026-11-10
저자
박시형
분야
문학
판형
기타
페이지
124
ISBN
979-11-392-3611-8
종이책 정가
15,000원
전자책 정가
원
저자소개

박시형

박시형

경기 안성. 1968년생.
중앙대 졸.
인스타: @parksihyung68
유튜브: www.youtube.com/@8090감성공간

등단 및 수상
월간 <시사문단> 시로 등단
제9회 서초전국백일장 수필부문 우수상
2024년 원미닛고 1분소설 공모전 1등
제46회 근로자 문화 예술제 문학분야 동상
제19회 복숭아문학상 대상
제15회 독도문예대전 특선
제2회 브라보마이라이프 수기 공모전 대상
2026년 AI영상문학대상(봄편) 우수상
2026년 김동명 백일장 대회 최우수상
제45회 부천복사골 백일장 특선
제35회 용아 박용철 백일장 특별상
제22회 원종린 수필문학상 독후감상
제2회 화성시 양성평등실천 공모전 장려상
2026년 DMZ 백일장 대회 차상
제16회 한무숙 소설 독후감 대회 가작
제41회 전국한밭시조백일장 참방

『곧, 파란불이 켜집니다』는 화물차와 새벽 배송 탑차를 몰며 삶의 가장 어두운 시간을 건너온 박시형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인은 오랫동안 “하얀 정지선에 멈춰버린 삶” 앞에 서 있었고, 그 자리에서 한 줄씩 문장을 심었다. 4부 58편의 시는 새벽 노동의 현장에서 출발해 요양원의 어머니와 말수 적던 아버지, 다른 차선을 달리는 아들을 지나 역사 속 이름 없는 이들에게까지 닿는다. 제17회 복숭아문학상 대상작 「지도 없는 밭」, 제14회 초허 김동명백일장 최우수상작 「흔적」 등 수상작 네 편도 함께 실었다. 지금 자신의 빨간불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시인은 말한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고, 영원히 켜져 있는 빨간불도 없다고.

정지선 앞에서 쓴 시, 신호가 바뀌는 순간의 기록

 

박시형의 시는 사거리 정지선 앞에서 시작된다. 표제작 「곧, 파란불이 켜집니다」에서 화자는 급브레이크에 걸려 “하얀 정지선에 멈춰버린 삶”을 고백한다. 사방은 탁 트였는데 벽 하나 없이 꽉 막힌 도로 한복판이다. 시인은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삶이 오랫동안 그런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가야 할 길은 보이는데 신호가 좀처럼 바뀌지 않았고, 그때마다 정지선 앞에서 한 줄씩 문장을 심었다고 한다. 이 시집은 그렇게 멈춰 서 있던 자리와 마침내 신호가 바뀌던 짧은 순간을 함께 기록한 책이다.

 

1부 ‘겨울과 봄, 사이’의 시간은 새벽이다. 새벽 배송 대합실에서 “손바닥마다 백 원짜리 믹스커피 둥지”를 쥔 사람들이 있고, 새벽 네 시 우동 국물 위에는 기름방울이 별자리처럼 떠 있다. 시인은 고단한 노동의 풍경을 과장하지도 감추지도 않는다. “이 작은 전쟁에서도 나는 진다, 언제나 / 그러나 고목은 지면서 자랐고 / 뿌리는 막히면서 깊어졌다”(「새벽 전쟁」)라는 구절처럼, 매일의 패배를 뿌리의 깊이로 바꾼다. 그래서 그의 시는 1월의 겨울비 속에서도 “젖어도 좋을 계절 쪽으로 / 한 걸음 성큼” 들어선다.

 

2부 ‘이름 없는 점들’과 3부 ‘접혀 있던 나이테’는 가족의 시다. 치매로 거울 속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의 서랍에서 화자는 숫자가 한쪽으로 쏠린 인지기능 검사지의 시계를 발견한다. 시는 “여기 어딘가, 나도 있었는데”(「여기 어딘가」)라는 말로 끝난다. 굳은살 박인 아버지의 손을 “악수라도 할까 봐” 피했던 아들은 세월이 흘러 그 손을 “처음으로, 꼭” 마주 잡는다(「부끄러운 손」). 경로를 이탈했던 아들과는 이제 “나란히, 다른 차선”에서 비상등 두 번으로 인사를 나눈다(「경로 재탐색」). 삼대의 이야기는 정지선, 건널목, 내비게이션 같은 길의 언어로 쓰였다. 운전대를 잡고 살아온 시인의 삶이 시의 문법이 된 것이다.

 

4부 ‘봄이라 부르는 자리’에서 시선은 가족을 넘어선다. 동생의 학비를 위해 철공소로 간 형에게 “고마워, 형”이라고 말하고(「형(兄)」), 삼십만 년 된 주먹도끼의 타격흔에서 아버지의 지문을 읽는다(「타격흔」). 고분의 순장자들과 이름도 얻기 전에 묻힌 아이 위로 흰 것들이 내리는 시간을 “봄이라고 / 부르기로 했다”라고 쓴다. 임한호 시인은 서평에서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이 분노와 투쟁의 새벽이었다면 박시형의 새벽은 견딤과 기다림의 새벽이라고 평했다. 그 기다림은 체념이 아니라 신호가 바뀔 것을 아는 사람의 믿음이라는 것이다.

 

마지막 시에서 시인은 다시 1부의 대합실로 돌아가 “식은 믹스커피를 쥔 손들에게도 / 이 특보가 닿기를” 바란다. 이 시집이 향하는 독자는 같은 새벽을 건너는 사람들이다. 일터를 잃은 사람, 부모를 요양원에 모신 사람, 자식과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는 사람, 언제 바뀔지 모르는 빨간불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시인은 견뎌낸 정지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먼저 겪었기에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썼다. 곧, 당신의 파란불이 켜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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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멈춰 섰던 자리에서

 

1부 겨울과 봄, 사이

새벽 점등식 / 인생 대합실 / 곧, 파란불이 켜집니다 / 새벽 우동 / 집으로 가는 길 / 암막 커튼 / 안경 / 혼자라는 것 / 비닐 천막 / 새벽 전쟁 / 바람 쉼터 / 있었으면 좋겠다 / 1월인데, 마음은 벌써 3월 / 이월의 안개 / 삼월의 노을 / 어떤 명제 / 그치지 않는 비에도 숨 고를 자리는 있다 / 허물 / 고요가 던진 그물

 

2부 이름 없는 점들

잣 세 알 / 침이 고인다 / 문턱 / 미수(米壽) / 설(雪)렁탕 / 새벽 배송 / 흔적 / 꽃은 엄마였다 / 건널목 / 여기 어딘가 / B면 / 여섯 글자 / 돌림노래

 

3부 접혀 있던 나이테

지도 없는 밭 / 물 때 / 갈대 / 말줄임표 / 고무신 / 연(鳶) / 반딧불이와 눈 / 부끄러운 손 경로 재탐색 / 지퍼

 

4부 봄이라 부르는 자리

형(兄) / 상숙이에게 / 타격흔 / 패총(貝塚) / 그 시간을 봄이라 부르기로 했다 / 머리곰 / 곡장(曲墻) / 종이 봉황 / 턱 없는 나 / 초주(初酒) / 황토현 / 포반식반 / 이음매 / 만무방 / 기절낙지 / 내일 이 시각,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서평 · 정지선 위에서 봄을 부르다(임한호)

에필로그 · 파란불이 켜지기까지, 함께해 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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