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북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을 방언으로 길어 올린 인문학적 에세이다. 사투리를 단순히 나열하거나 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경도·평안도·황해도의 투박하고 씩씩한 말맛에 해학을 버무려 이북 사회문화를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사투리는 단순한 방언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삶이 응축된 언어다. 이 책은 이북을 살아낸 탈북 작가가 함경도·평안도·황해도 방언을 통해 공식 문헌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이북 사람들의 미시적 일상을 생생하게 복원해 낸 인문학적 에세이다. 사투리를 단순히 풀이하거나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어원과 시대적 배경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이북 사람들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슬픈 현실마저 해학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찰지고 맵짠, 구수하면서도 직설적인 각 지역 사투리는 읽는 재미를 더하고, 그 속에 담긴 삶의 풍경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수능시험을 앞두고도 ‘꼴빵 게임’으로 우정을 나누는 학생들, 빼빼로 과자로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는 청춘 남녀, 집구석에서 티격태격하다가도 노전 위에 둘러앉아 풋강냉이 지짐을 나누는 가족들, 고된 노동을 걸쭉한 입담으로 견디는 근로자들, 장마당에 내다 팔 두부 한 모로 허기진 이웃을 챙기는 상인들의 모습까지 사람 사는 세상의 온기를 전한다.
따라서 이 책은 이데올로기로 바라보던 이북을 사람에게 시선을 돌려놓는다. 이북 사투리를 따라 가다 보면 그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지혜에 공감하게 되고, 이러한 모습은 서울·경기·경상·충청·전라·제주 사람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그 닮음을 찾아 이어주는 징검다리다. 찰지고 맵짠 이북 사투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작은 씨앗이 되어 ‘한 모금에 핑 도는 꺽꺽초’처럼 벅찬 포용으로 이어진다면, 언젠가 남북은 ‘뽄치나는 통일 민족’으로 손을 잡고 웃을 것이다.
머리말
프롤로그: 말 따라 떠나는 이북 동네길
1부 뽄치나는 학창 시절
입학 날 때박이 수태 멋있소
빼딱구두 선생님과 히틀래비 학생들
담배 피우다 꽁킨 날
짤락돈 있어? 꼴빵 하자
소풍 가는 날
여름방학 여행
깐드레와 할락꼬이 장개쉿
깜태와 깜또라지
2부 수줍은 고백과 사랑
뚝빡새 총각
내 마음 빼빼로 꼬치과자야
티사하게 껜또 보지 말라요
팬치지 말고 기차게 사랑하자
규찰대 알쌈 오빠
예장 말고 쨍거
우리도 사랑을 함매
3부 부대끼며 정드는 집구석
네펜네 옵씨요
내 안까이 내 건사하겠소
공고리와 겅거리
가시아버지의 ‘새 사위’ 되갔슴다
담뿌라와 전구 따마
이삭 줍는 가슬은 구새통도 노래한다
제주도가 신의주에 있다고?
우리 영감 장마당에 입당했소
4부 걸죽한 입담 오가는 일터
짤까닥이 꼴까닥
개부랄 총창아 노랭이 피우가서?
맨천 놀새와 어방새꾸마
개발에 똥딸 뜬 사사끼 게임
한랭전선 온다고? 간부들 처먹겠지
즐거운 망년회
5부 시끌벅적 장마당
돈 꿔주는 놈 일등 머저리
모태 똥수칸 지붕 호박이재?
지내 먹깨바서 죽갔씁떼
한 모금에 핑~ 꺽꺽초 사이소
까꾸바 서디 말구 와이류 메기라우
쥐샐래비처럼 머산하디?
농사구 낯때가리구 장사하란 말이꺄
신식 빠찌 눅게 사라요
돈때 아쓸하오
에필로그: 남는 말
맵짠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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