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들이 나에게 말했다.
엄마 저 장총 사 주세요.
작은 소총으로 놀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길고 멋진 장총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아들도 그걸 갖고 싶어진 것이다.
우리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문구점으로 갔다.
사장님께 여쭈니 가격은 이만 원에서 삼만 원 정도라고 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니 아이들 장난감이 이렇게 비싸다니.
결국 총은 사지 못하고 그곳을 나왔다.
나는 아들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너무 비싸서 당장은 사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자 아들은 속상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우린 돈이 언제 생겨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한번 삶을 돌아본다. 고통과 절망. 그 끝에서 움켜쥔 희망. 그 희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했던 지난 시간들 속에서 나는 어느새 많은 것을 배웠다.
(중략)
오늘도 나는 마음의 일기를 쓴다. 지금의 감정. 오늘 있었던 일. 나를 웃게 했던 작은 순간들을 기록한다. 그것들이 모여 나의 하루가 되고 내일이 된다. 그 조각들이 모여 결국 삶이라는 긴 호흡을 만들어 낸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것이다.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멈춰 서겠지만 다시 또 일어날 것이다.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내 안의 작고 단단한 희망을 위해 나는 살아간다. 쓰러지지 않는 마음으로.
「#0 나는 끝끝내 살아냈다 중에서
#0 나는 끝끝내 살아 냈다 - 조현병, 근긴장이상증후군과의 싸움
#1 10년 후 밥상
#2 가장의 한숨
#3 경제적 자유
#4 고독
#6 관계
#7 구름
#8 굴뚝 (1)
#9 굴뚝 (2)
#10 그대
#11 기도의 마음
#12 깨달음 (1)
#13 깨달음 (2)
#14 꼬꼬마
#15 꿈
#16 낙엽
#17 다스림
#18 다은 짱
#19 동생
#20 목소리
#21 무명
#22 바보사랑
#23 백년살이
#24 백마
#25 벗
#26 베르터
#27 변화
#28 보배
#29 보이지 않는 사랑의 손
#30 비련
#31 삐약이
#32 눈물 밥 덩이
#33 본질
#34 빛
#35 배추 껍데기
#36 방구석 재테크
#37 사랑꽃
#38 사랑꾼
#39 사랑설정
#40 사랑열차
#41 사랑하련다
#42 산다는 것
#43 삶 (1)
#44 삶 (2)
#45 상처
#46 상처받은 목련
#47 새 (1)
#48 생라면
#49 설렘
#50 세월
#51 썩은 베개
#52 아버지
#53 아이 같지 않은 아이
#54 엄마! 우린 돈이 언제 생겨요?
#55 엄마
#56 여고 시절
#57 연리지
#58 열정
#59 영원한 친구
#60 오뚝이
#61 원 투 쓰리
#62 위험한 아파트
#63 이해관계
#64 정열
#65 참새 사랑
#66 초연
#67 카르마
#68 커피 즐기기
#69 편백나무 친구
#70 포옹
#71 피앙세
#72 하나를 더 보탠 사랑
#73 하늘의 열매
#74 행복 (1)
#75 현실
#76 화전
#77 회향
#78 흰 눈
#79 사랑 말이야
#80 어여쁜 꽃
#81 토닥토닥 내 사랑
#82 촛농
#83 바람
#84 꽃봉오리
#85 새 (2)
#86 행복 (2)
#87 봄비
#88 산
#89 욕심
#90 해를 가리는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