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으로 짓는 한 벌의 시조, 『무명 저고리』
소박한 언어로 풀어낸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 최승관 시조집 『무명 저고리』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우리나라의 풍광에 대한 경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노래한다. 설악산과 미시령, 영월, 경포대 등 익숙한 이름들이 시인의 시선 아래에서 새로운 감동으로 피어난다. 이 책은 감성이 메마른 시대, 잊고 있던 ‘숨소리 같은 시’가 필요한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시조집이다.
낙과落果
비바람 내던져져 굴려진 푸른 유년
마른 잎 겨우 덮고 잠잤던 추운 별밤
계단을 오르지 못해
숱한 날을 울었다
깊어진 상처 따윈 어쩌지 못한 채로
또 다른 길 찾아서 별자리 더듬었다
먼 산은 그대로인데
평행보다 더 멀고
햇살이 가득한 날 몰랐던 날 알았다
도려낸 상처 속에 가득한 깊은 향기
작은 꿈 키워갈 만큼
일어설 수 있음을
작가의 말
제1부 닥풀꽃 피는 언덕
무명 저고리
달빛 아래 빛나는 별
모나리자
산수유
나이테
순례길
사방치기
동강 할미꽃
재봉틀
낙과落果
졸음 쉼터
출근길
임도
멀리서 나를 보다
시월의 노래
가을 그 찬란한 노을
제2부 토망나루 가는 길
설악산
치악역에 잠들다
결운리
단종
미시령
마애부처님
도천리
대청봉
인제터널
영월
경포대 겨울에 젖다
황둔리 부는 바람
용두산
비로봉
화전골 풍경
제3부 흙담 사이에 핀 꽃
한반도 아리랑
옥수수
김 씨의 겨울
소녀상의 기도
퇴근길
청령포 애가
원산 내장탕
갯버들
김 목수
성심요양원
운곡의 강
구두
억새꽃
초대
난고 김삿갓
제4부 동구 밖 미루나무
별에 닿다
달동네 소묘
성황림 겨울
팔월 끝자락
서귀포의 밤
맛
바다 그리고 겨울
새벽 비
태백산 돛단배
해 뜰 즈음
텃밭
보도블록 틈 사이로
유성
천년 윤회
제5부 가사歌辭
단종 유배길을 가다 ─ 단종비가端宗悲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