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는 건국과 더불어 배불숭유(排佛崇儒)를 정책의 근간으로 삼자 사류(士類:선비)의 무리들에게는 모화사상(慕華:중국의 문화와 사상을 숭모함)이 모락모락 싹트기 시작했다.
주자학으로 무장한 그들은 윤리 면에서는 순수했는지는 모르지만 거만하기 짝이 없었으며 당쟁이나 가렴주구에는 티끌만한 도덕심도 없고 잔인하기 짝이 없었다. 그들은 ‘동이(東夷)’라는 것을 망각하고 스스로 ‘소화(小華:junior Chinese)’라고 착각, 나라가 망할 때까지 ‘모화(慕華)’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몽고반점만 보더라도 우리 민족의 근원은 원래 북방계 유목민이라고 추측할 수 있으며 인류학상 몽골-퉁구스 계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신채호(申采浩, 1880-1936)는 「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랑캐인 여진, 거란, 말하자면 몽골-퉁구스로부터 스스로 분리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국토가 압록강 이남에 얽매이게 됐을 때부터 이미 한반도의 비극이 시작됐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유자들이 ‘소화’로 자처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 된다.
- 본문 ‘우리의 뿌리와 언어’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