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詩로 모든 것을 말하고 싶은 때가 있었다.
시의 힘으로 나를 들어 올려 먼 곳에
더 깊은 곳에 닿고 싶은 적 있었다.
그러나 시는 말을 아끼고, 아낀 말을
비밀스럽게 간직할 때 자신을 열어 주었다.
이제는 시로 다 말하지 못해도 내 안의 비밀들을
허공에 쓸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바람과 새들이 읽어주는 소리
기쁘게 듣는다.
부족한 것을 내어 놓자니 손이 부끄럽다.
그러나 용기 내어 그대 손에 건넨다.
그대 온기로 이 사금파리들 오래 오래 행복할 것이다.
내게로 와 시가 되어준 그 모든 인연들에게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오랜 세월 함께 항해하고 있는 예도 동인들에게
깊은 감사와 함께 따뜻한 포옹을 전한다.
모두의 사랑과 은혜 덕분임을 고백한다.
행복을 피할수 없는 이 운명에 감사드리며
2015년 가을 햇살 속에서
-성채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