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년에게 바친 사랑
저자 : 박정인
분류 : 문학
발간일 : 2026-03-23
정가 : 10,000원
ISBN : 979-11-392-3153-3
노을의 끝에서 오늘도 나는너를 생각하며노을이 지는 쪽으로 걸어간다.세상의 빛은 저물어가고하늘은 천천히따뜻한 색으로 식어가는데,나는 그 끝에서너의 내일을 떠올린다. 소년아,내가 보지 못할 날들 속에서도너는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 어떤 밤에도너의 마음을 너무 오래어둡게 두지는 말렴.나는 이제너의 곁에서 한 발짝 물러나노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려 한다.오래된 책갈피처럼너의 기억 속 어딘가에조용히 끼워진 채로. 너의 어깨 위에무거운 계절이 내려앉을 때,한 번쯤은내가 너를 바라보며 짓던 미소를떠올려 주면 좋겠다. 그 웃음이너를 지켜주는 방패가 되기를.붉게 물든 하늘이하루의 끝을 부드럽게 감싸는 것처럼, 나의 시간도이제 서서히 저물어간다.죽음은슬픔이라기보다너의 삶을 멀리서 지켜보는또 다른 방식일지도 모른다.비록 존재는 사라지지만너의 계절 속 어딘가에작은 불빛으로 남고 싶다. 소년아, 너는 이 세상에 부족함 없는 충분히 따뜻한 사람이다.세상이 거칠어도 너무 오래 슬퍼하지는 말렴.노을은 언제나 저물지만 다음 날 아침을 준비한다.나의 마지막 눈길도 너의 아침을 향해 있다.이제 나는 천천히 빛이 사라지는 쪽으로 걸어간다.그러나 너는 오래도록 반드시 빛이 떠오르는 쪽에 있어주렴.